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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석은 서로 밀어내는가?" - 리처드 파인만

기자 : 두 개의 자석을 들고 밀었을 때 서로 밀치려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가져다 대면 서로 붙으려고 한다. 이때 두 자석 사이에 느껴지는 그 느낌은 무엇인가요? 

파인만 : 무슨 의미인가요 "두 개의 자석 사이에서 느껴지는 느낌.."이라니?

기자 : 그리니까 뭔가 있는 거잖아요? 아닌가요? 제가 말씀드린 느낌이란 뭔가가 있잖아요 두 개의 자석을 가져다 댔을 때 말입니다.

파인만 : 제 질문을 잘 들으세요 뭔가 느껴지는 게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당연히 뭔가 느껴지겠죠 그래서 뭘 알고 싶으신 거죠?

기자 : 제가 알고 싶은 건 이 두 개 의 금속 덩어리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냐는 거죠

파인만 : 자석이 서로 밀어내고 있는 거죠

기자 :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왜 밀어내는 겁니까?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죠? 저는 이 질문이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파인만 : 물론 합리적이죠 굉장히 훌륭한 질문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당신이 질문을 할 때 그러니까 어떤 현상이 왜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하는 사람이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보죠 미니 이모가 병원에 있습니다. 왜요? 왜냐하면 미끄러지셨거든 이모가 외출하셨다가 얼음 바닥에 미끄러져서 고관절이 부러지셨어 이 정도 만으로도 사람들은 납득합니다. 그러나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은 이런 것들을 전혀 모를 테니 이 정도 답변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우선은 고관절을 다치면 왜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알아야 할 테니까요
이모가 고관절을 다치셨는데 병원에는 어떻게 가신 거죠? 그건 이모부가 고관절이 부러진 이모를 보고는 병원에 연락을 취해 사람을 보내 이모를 병원으로 이송한 거지 우린 이런 과정을 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왜'라는 질문에 설명할 때에는 서로가 참이라고 납득하는 일련의 범주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왜'라는 질문이 끝없이 이어질 테니까요 남편은 왜 병원에 전화를 걸었죠? 그건 남편이 아내의 건강에 관심이 있기 때문인데 모두가 그런 건 아니야 아내의 건강에 관심이 없는 남편들도 있으니까 술에 취해 있거나 화가 나 있는 경우엔 말이야 이런 식으로 점점 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들에 흥미를 가지게 되겠죠.


이에 대해 계속해서 알아보고자 한다면 더욱더 깊고 다양한 방향으로 파고들 테니까요.


예를 들어 이모는 왜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셨죠?라고 묻는다면 그건 빙판이 미끄럽기 대문이지 이건 누구나 알고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빙판이 미끄러운지를' 묻는다면요? 이건 또 궁금합니다. 

 

빙판이 굉장히 미끄럽다는 건 또 매우 흥미롭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묻습니다. 이때 물어본 사람은 빙판은 미끄럽다는 답변만으로 충분해요. 그것 만으로 설명이 되네요라고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 아니면 여기서 더 나아가 빙판은 왜 미끄러운지 물을 수도 있는데 이 격우 또 다른 무언가에 휘말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얼음만큼 미끄러운 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기름진 것 중 미끄러운 걸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건 뭐랄까 축축하면서 끈적거리잖아요 그런데 고체인데 이렇게 미끄러운 경우라니? 그건 왜냐하면 빙판의 경우 우리가 그 위에 서게 되면 사람들이 말하기를 순간적으로 가해진 압력이 얼음을 살짝 녹이기 때문에 우리가 순간적으로 물 표면 위에 올라타게 돼 미끄러진다는 겁니다. 근데 왜 빙판만 그렇고 다른 건 그렇지 않은 거죠? 왜냐하면 물은 얼면 팽창하게 되는데 이때 압력이 가해지면 팽창하는 걸 멈추려 들고 빙판을 녹이기 때문이지 얼음은 녹는 게 가능하지만 다른 물질은 얼게 되면 금이 가게 되고 이때 압력을 가하게 되면 그때는 고체의 상태라기에는 좀 그렇잖아 왜 물은 얼면 팽창하는데 다른 물질들은 팽창하지 않는 건가요? 아시겠나요? 저는 지금 당신의 질문에 답하기보다는 '왜'라는 질문이 어려운지를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 우선은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겠고 이해하고 알게 된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이해하지 못한 것도 인정해야 하니까요 조금 전의 예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제가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면 할수록 점점 흥미로워지잖아요


이건 제 생각인데 더 깊게 파헤칠수록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것 같거든요. 이보다 더 나아가 이런 질문도 던질 수 있겠죠 이모가 미끄러지셨을 때 왜 넘어지신 거죠? 그건 중력 때문인데 중력은 행성들을 포함한 모든 것들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지 됐어요 이런 식으로 질문이 계속됩니다. 따라서 '왜 자석은 서로 밀어내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다양한 수준으록 답변할 수 있을 텐데요 물리학을 전공한 학생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사람인지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겠죠 만약 질문자께서 물리를 전혀 모르시는 분이라면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은 자기력 때문에 자석이 서로 밀쳐내려 하는 것이며 이때 가해지는 힘을 느끼신 거라고 밖에는 말씀드릴 수 없겠죠.

 

그럼 또, 그것도 굉장히 이상하다고 다른 상황에서는 그러한 힘을 느낄 수 없다고 반문하실 수 있겠죠. 자석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서로 붙으려고 하잖아요!라고요 그건 자기력과 매우 흡사한 전기력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이 또한 좀 전과 비슷한 질문이긴 한데 그것도 마찬가지로 이상하다고 하시겠지만 다음과 같은 사실에는 전혀 불편함을 못 느끼실 겁니다.

 

의자에 손을 가져다 대면 의자가 다시 손을 밀어낸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관찰을 통해 밝혀낸 바로는 이 또한 같은 종류의 힘이거든요 사실 이것도 전기력이니까요 엄밀히 말하면 이는 자기력 때문은 아니지만 이것도 결국에는 똑같은 전기 반발이며 손가락이 의자로부터 밀려나는 현상도 이와 연관된 것이 거든요 왜냐하면 아주 미세하게 파고들어 보면 이것도 전기력의 일종이니까요 물론 다른 힘도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이것도 전기력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결국에는 자기력 전기력과 더불어 제가 설명하고자 했던 것들이 애초부터 이러한 반발 현상은 결국에는 더 심오한 주제였던 겁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모두가 당연시하게 받아들이는 것들부터 설명을 해야 했으니까요 우리는 손으로 의자를 통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당연시하게 받아들이지만 우리의 손이 의자를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왜 그런지 봤더니 자석에서 나타나는 것과 동일한 발발력이 연루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요.

 

이제 그다음으로 설명해야 할 건 왜 자석의 경우 더 먼 거리에서도 그러한 반발력이 발생하느냐는 거겠죠. 그건 바로 다음과 같은 사실 때문인데 철의 경우 모든 전자가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전자가 모두 줄지어 정렬하게 되고 이때 반발력을 증폭시켜 당신이 느낄 수 있는 거리까지 그 힘이 확대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힘은 매 순간 존재하며 매우 일반적이고 거의 모든 힘의 기본이 되는 힘입니다. 물론 이보다 조금 더 들어가 전문적인 설명을 덧붙일 수도 있겠지만 입문자 수준에서는 이렇게 밖에는 말씀드릴 수밖에 없네요.

 

이러한 현상은 그저 세상의 요소로 받아들여야 할 것들 중 하나라고 말입니다. 자기 반발 도는 전기 반발 그리고 자기 흡인의 존재 말입니다. 저는 당신에게 친숙한 개념으로 이러한 끌림 현상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자석이 서로 끌어들이는 게 마치 고무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하면 저는 당신을 속이는 것이 됩니다. 왜냐하면 자석은 고무줄처럼 연결되어 있지 않기에 머지않아 저는 곤란해지겠죠 곧 당신은 저에게 고무줄의 본질에 대해 물을 테니까요.


두 번째로, 만약 당신이 정말로 궁금해했더라면 저에게 이렇게 물었을 겁니다. 왜 고무줄은 다시 줄어드는 경향이 있냐고 말입니다. 그러면 저는 결국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전기력의 측면에서 고무줄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할 테니 보시다시피 저는 아주 나쁘게 당신을 속인 것이 됩니다. 그렇기에 저는 당신에게 그저 '자석은 서로 끌어당긴다'는 답변 외에는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는 그저 세상의 기본적인 요소들 중 하나라고 말입니다.

 

서로 다른 힘이 존재하는데 전기력이 있고 자기력, 중력 그리고 그 외 힘이 있으며 이마저도 일부일 뿐이다라고 말입니다. 만약 당신이 물리학도였다면 여기서 더 나아가 자기력은 전기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중력과 전기력과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미제로 남아있다는 말을 이어갈 수 있었겠죠. 그러나 저는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 친숙한 개념으로 자기력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말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에게 보다 더 친숙한 개념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