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대체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불행한 편이다.
전세계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잘사는 나라인데 왜 이렇게 사는게 힘이 드는 걸까?
그 원인이 뭘까 생각해 봤다.
결론은 한국인은 평생 열패감을 느끼면서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깐 사람들에게 바라는 기준이 너무 높다.
웬만한 기준이 다 상향 평준화 되어 있어서 정말 소수만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 절대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
예를들면, 키, 외모, 성적, 대학학벌, 직업수준, 소득수준, 집수준, 자동차수준, 재산, 자식간의 비교 등등
절대 다수가 속하는 평군 중위값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낮다.
성적은 5등급, 대학은 지방대, 직업은 중소기업, 소득은 월 200대, 키는 남자의 경우 173cm 이 정도가 평균이지
그런데 정작 사회에서 이 평균인들이 받는 평가는 어떻냐
그정도면 됐다는 평가보다는
모자라다, 못했다, 못났다, 실패했다 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온갖 비하 용어도 넘쳐난다.
지잡대, 좆소충, 180미만은 루저, 200충, 300충, 지방충
대체로 상위 20%정도는 되어야 겨우 그 정도면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것마저도 나쁘지 않다 정도지 잘했다, 성공했다는 평가는 웬만하면 받기 힘들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어릴 때부터 이런 가치관을 지속적으로 주입받게 된다.
그래서 어른이 되고 보니 정말 괴로운거지.
예를 들면 초등학교 때부터 소위 블루칼라 노동자들, 환경 미화원들
공장 다니고 노가다 하고 이런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어땠냐?
지금 공부 열심히 안하면 너희도 저렇게 된다.
이런 말 정말 많이 듣고 자랐다
그런데 한국은 제조업 국가로 필연적으로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블루칼라에 종사할 수 밖에 없다.
사회 구조가 그렇다.
저런 말을 귀에 딱지가 듣도록 자란 사람들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사회 구조고 나발이고 상위 10%로 기준 잡아놓고 그 안에 못들면 넌 열심히 살지 않아서 실패한 것이라는
프레임이 모든 분야에 다 퍼져있다.
많이 가진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기준을 충족하면
또 다른 기준에 대한 주우의 평가와 압박이 들어오고
또 그것 때문에 괴로워 지기 시작한다.
또 기준을 충족시킴으로써 이미 가진것도 영원한 것이 아니니
그것을 지키기 위해 또 불안감에 빠지게 된다.
가진것에 대해 만족하고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다.
그것을 얻기까지 들인 시간은 정말 긴데
안도감을 느낄 겨를 도 없이 다시 또 걱정과 불안에 빠지게 되지.
그래서 패자 뿐만 아니라 승자도 행복해 질수 없는 구조이다.
져도 병신 이겨도 병신.
나는 동네 학군이나 집안 가정교육등 여러면에서
굉장히 프리하게 자랐는데도 사는게 정말 괴롭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엄청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잘사는 동네 애들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라나는 애들은 정신병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다.
어릴 때 성적비관으로 학생들이 자살했다.
수능치고 자살했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잘 이해가 안갔었는데
그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얼마나 치이며 고통스럽게 살았을지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특히 안그래도 유교문화의 잔재 때문에 국민성이 이런데
여기에 인터넷의 보급이 기름에 불을 부은것 같다.
TV까지는 어느정도 괜찮다.
컴퓨터도 괜찮다.
가장 큰 문제의 원인은 그 중에도 스마트 폰이다.
언제 어느때든 온갖 정보에 노출되서 사람들을 괴롭게하지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만 해도 봐라.
인터넷에서는 죄다 기본 학벌은 SKY.
키 180cm.
월소득 1,000만원이다.
이게 마냥 장난으로 웃고 넘어갈게 아닌게
이런걸 하나 둘 자꾸 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저런 기준이
자기 삶의 이상적인 기준으로 자리잡게 된다.
취업과 직업에 관련한 커뮤니티를 가보았는가?
그곳에서 중소기업 재직자는 아예 사람취급을 못받는다.
학력에 관련된 커뮤니티 케시판에서는 인서울 미만으로는
사람취급을 못받는다.
온갖 커뮤니티에서 월급 인증글을 보면 죄다
400, 500, 600이상 씩 찍힌다.
당연히 대한민국 상위 10% 이상에 드는 사람들만 인증을하고
그런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현실은 절대 아닌데 진짜 그런줄 알고,
나도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 약간 폐쇄적인 성격이라 인터넷 커뮤니티를 많이 했었는데
나는 진짜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실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런 기준이 진짜인 줄 알고
요즘 결혼률, 출산율 정말 극도로 낮다.
객관적으로 집값 비싸고 경제 어려운건 맞다.
그런데 이런 구조적인 것보다 더 선행하는 문제는 상대적 비교에서 나오는 인식의 문제다.
한국인들 절대적으로 봤을 때는 정말 잘 사는 거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어가고 웬만한 사람들 다 자가용 끌고 다니고
그런데 배우자에 대한 기준, 부모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아.
결혼을 하려면 직업은 이정도는 되어야하고
소득은 이정도는 되어야 하고
어디 동네에는 살아줘야 하고
이정도 브랜드 아파트에는 살아야 하고
이러다 보니 스스로 결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좋은 부모 노릇 못할거 같아서 애 낳기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이기적이라 자기 밖에 모른다?
자기 혼자 편하자고 결혼을 안하려고 한다?
절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이기적이지 못해서
타인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해서 못하는 거지.
배우자나 태어날 자식에게 잘 해주지 못할것 같아.
스스로 자격미달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번식은 생물체의 가장 기본적이자 큰 본능이다.
그런데 이런 본능을 스스로 포기하는게 어떻게 이기적인거냐.
오히려 내 아내와 자녀가 힘들든 말든
나는 상관없고 내 본능에 충실할란다 하고 무책임하게 가정을 만드는게
진짜 이기적인거지.
과거 세대처럼 경제적이고 정신적이고 뭐고
아무 준비도 안되어 있는데 무지성으로 결혼하고 애낳고 방치하고 이런게
훨씬 이기적인거 아니냐?
지금 젊은 사람들은 너무 이타적이라서 가장 기본적인 본능
쾌락 행복마저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거다.
결혼을 안하면 자유롭고 행복하다?
그럼 지금까지 인류는 불행하기 위해 일부러 결혼을 했나?
이렇게 길고 긴 인류의 역사 동안 결혼제도는 계속 유지되어 왔는데
그럼 이 수많은 사람들은 이런 불행한 제도를 직접 눈으로 보고 다 알면서도 스스로
불행속으로 들어가서 살았다는 건가?
제도가 지속되어 왔다는 건 분명 결혼을 안하는 것보다 하는게 이득이 되니까
계속 해왔다는 거다.
인간은 이득을 추구하면서 사는 존재지
불행하려고 사는 존재가 아니니깐.
지금 젊은 사람들도 결혼 하고 싶고 좋은 사람과 결혼하는게 좋다는 걸 다 안다.
다만 여건이 안되서 쉽사리 못하고 주저하는 것 뿐이고, 그러니깐 결혼을 안하는 젊은 사람들을
이기적인 걸로 몰아가고 죄인 취급하는 프레임은 정말 없어져야 한다.
오히려 그러면 그럴 수록 더더욱 더 결혼도 안하고 애도 안낳으려고 할거다.
전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지금 한국 같은 경우는 큰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간의 비교에서 나오는 경쟁심, 향상심, 욕심이 많아서 지금까지는 한국인의 국민성이 제법 통했다.
개인의 행복을 조금 희생하면서 얻을 수 있는게 많았지.
그런데 이제는 국민성을 전면적으로 바꿔야하는 시대가 온것 같다.
더 이상 저런 가치만으로는 성공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
구조적인것만 손보려고 하는게 아니라 인식의 대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리 구조를 좋게 바꾸어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크게 좋아지기 힘들 것이다.
철학의 부재가 큰 것 같다.
국민들이 집단적으로 정신적으로 표류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리라고 믿어왔떤 가치관들이 하나도 먹히지 않으니까 혼란스러운거지.
많은 국민들이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규정하고 사니
집단적으로 우울증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성공 아니면 실패
승리 아니면 패배
몇살엔 졸업을 해야하고
몇살엔 취직을 해야하고
몇살엔 얼마의 재산을 모아야하고
몇살엔 연애를 해야하고
몇살엔 결혼을 해야하고
몇살엔 출산을 해야하고
등등
그 선을 벗어나면 하자,불량,죄인이 되는 그러한 시선이 팽배한 사회에서
그럼 몇살에 나는 죽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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